전국의 크고작은 차 전문점을 보면 고만고만한 차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큰 규모를 갖춘 곳은 대체적으로 보이차의 비중이 많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좀 다른 현상이 생기고 있다.
다름 아닌, 청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거나 청차에 비중을 많이 두는 차 전문점이 하나하나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곳에서는 차를 취급하는 수준 또한 주인의 안목만큼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것이 차의 품질을 절대적으로 구분 짓는 것은 아니다.(사진 육계 탕색)
우리는 늘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대비해서 보아야 하는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값이 비싸고 좋은 차만 차로 여기고 그렇지 않은 것은 차를 모르는 사람이 마신다고 하는 것도 잘못된 표현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어떤 품종의 차를 전통 방식으로 잘 만드는 사람이 만들었을 때의 일이다. 그런 경우는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고 마시면 된다.
지난 토요일 오후 인사동에 있는 일승창다장에서 무이산 수렴동에서 자란 육계를 마시게 되었다. 육계에 대해서는 여러 번 포스팅도 하였고, 필자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차다. 육계는 같은 지역의 생산품이라도 만든 생산자에 따라서 다르고, 그리고 당해 연도에 마시는 것과 1년 뒤의 맛이 또 다르다.
이날 마신 차는 무이암차 육계 특유의 깊은 맛을 세세하게 구분지어 음미할 수 있는 향미로운 차였다. 두 번째 마신 차는 단총차였는데,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차라고 할 수는 없지만 봉황단총 가운데, 오동산에서 생산된 것으로 단총 특유의 묘한 맛이 나는 차다. 차를 마시고 난 뒤에 돌아오는 쌉싸래한 아주 기분 좋은 맛인데, 송원근 대표는 팔선향에 가깝다고 하였는데 필자가 가끔 마시는 팔선향의 표준 맛으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농향의 특별한 맛을 느꼈다.
차를 내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서 맛도 다르겠지만 송원근 대표의 공부차에 대한 포다 실력은 필자가 인정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농가에서 원하는 차를 가져온다는 것은 상업적으로 규모를 갖추고 하기에는 힘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차 맛을 내년에 또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운영자의 미감을 믿고 따르는 고객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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