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축하 다연회(婚姻祝賀 茶宴會)의 주인공은, 우리나라 차문화계에서 행다법 연구에 특별한 장르를 연구하면서 1990년대 중반 ‘시대차’를 발표하고 황실다례를 연구해온 창작다례협회 김복일 회장의 아들 방성열과 며느리 이숙영이다. 필자는 그동안 수많은 차 관련 행사를 봐 왔고 기록을 해왔다. 그 기록의 방향은 크게 알려진 차 단체의 행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내용이 알차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릴 가치가 있는 일에는 더 많은 공을 들여서 보도해 왔다.
전통혼례, '사권화'비단으로 만든 꽃을 꽂아준다.
그런 중에 차인 가족 결혼식에서의 찻자리도 많이 접했는데, 지금까지 특별히 보도성 글을 올리지 않은 이유는, 상식적인 음료 대접의 정도로만 여겨졌을 뿐 특별한 느낌이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14일의 ‘영원히 기억될 혼인 축하 다연회’를 간단히 소개해본다.
혼주:방충식, 김복일
일시: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오후 3시
1부 결혼식은 소망교회 선교회 2층 예배실
2부 ‘혼인 축하 다연회’는 피로연 장소인 한일관 건너편 하나은행 빌딩 1층 ‘카페아티’
빌딩숲으로 화려한 서울시내 눈까지 내리는 날, 강남에 있는 소망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폐백을 미신으로 여겨 교회에서는 할 수 없다 하여 피로연 장소 인근 ‘카페아티’에서 폐백례를 대신하는 혼인 축하 다연회를 하게 되었다. 1시간 전에 도착한 필자는 손님상에 놓인 지판 위의 내용을 보고 한영용 박사에게 내용을 물었다. 한 박사는, 지판에 올려진 음식은 찻잔 외에 4가지 음식이 있는데, 그 중 ‘쌍계피떡’은 초승달 모양의 떡 두개가 하나로 합친 것으로 남자와 여자를 상징한 것이라 하며, 반달 두개가 모여 원이 되는 것은 인생이 초승달에서 나이가 들면 인품이나 재물이 꽉 찬 둥근달 모양처럼 되는 것이 좋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것을 이성지합이라고 한다고. 또 나비 모양의 곶감은 감이라는 것에는 본디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속뜻이 있기 때문에, 이런 세레모니에서는 빠지지 않는 것이 감이라고 한다.
또 다른 나무와 달리 감나무는 접을 붙여야 감이 생기듯이, 사람도 어떤 가르침을 받는가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듯 가르침의 의미가 있는 나비처럼 훨훨 날아서 자기가 배운 학문과 지식을 나비처럼 남에게 전파하고 복을 지으라는 것이라 한다.
신랑은 앞으로 법관으로서 소명을 다해야 할 텐데 법을 배운 것이 단지 지식 활용으로만이 아니라, 어려움에 처하거나 억울한 일을 풀어내는 훌륭한 역할을 기대하기에 그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한다. 이럴 정도로 생각하고 연출한 다연회이니 특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각시와 신랑은 다연회장 입구에서 남자 어린이(한수창)와 여자 어린이(한원선) 뒤에 서서 들어오는데, 어린이 각각이 길을 밝히는 청사초롱을 들고 입장하여 폐백 큰상 앞으로 간다. 큰상 앞에서 큰 절을 올리고 나면 시어머니는 며느리 머리에 사권화(絲圈花, 비단으로 만든 꽃)를 꽂아준다. 사권화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하는 꽃 장식으로 큰 잔치 때에 모든 참가자에게 꽂아 주던 것으로, 요즘으로 보면 내빈의 가슴에 꽃을 꽂아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각시와 신랑은 부모님께 차를 올리고 차를 마신 부모는 밤을 하나씩 건네주었다. 그 다음에는 신랑과 각시도 차를 마셨는데 신랑이 각시에게 차를 마실 수 있게 해 주었다. 이후 건배를 하는데 참가한 모든 분들이 찻잔을 들고 건배하면서 차를 마셨다.
진다송 이강근 선생(중요무형문화재 제86호 궁중가사창)
부모님께 차를 올리는 모습
한영용 박사의 연출 콘셉트는차(茶)는 다반사인 것처럼 어느 곳에서나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중요한 순간에서의 차는 차가 가지고 있는 깊은 미덕과 철학이 우리 삶속에서 다시 한 번 필요한 자리에 큰 못을 박아주는 것 같은 것처럼 중요하다고 했다. 요즘 오감만 자극하는 행사가 많아지는 가운데, 차가 가지고 있는 오덕은 현시대인들의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점도 담고, 한국 문화 근간의 뿌리를 혼례라고 하는 부분에서 굵은 실을 뽑아내듯이 우리의 좋은 혼례 문화를 알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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